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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책 추천 세 권

수정 안내 :

최초 발행시 포함되어 있던 어느 단어장 관련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 일대일 대응 암기는 가급적 지양해야 할 방법입니다. 아무리 초보자일지라도 권하지 않습니다.


사실 영어 공부에는 ‘끝’이 있을 수 없습니다. 좀 알겠다 싶으면 언제나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게 마련이지요. 단어부터 시작해서 문법 이해도, 독해 숙련도나 듣기 실력 등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름의 수단으로 ‘끝’을 예측합니다. 공부하는 책의 목차나, 수강하는 강의 및 과외에서 교·강사의 안내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왔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가’를 가늠하는 것이죠.

간만에 블로그에 써보는 이 글에서는 영어 단어에 한정해서, 그러한 ‘끝’을 가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3권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전반적으로, 영어로 지식을 습득하는 데 필요한 교양 단어들에 관해 주로 다루는 책들입니다.

Barron’s 504 Absolutely Essential Words

504

1941년 설립된 미국의 교육전문 출판사 Barron’s에서 나온 단어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리 많이 알려진 출판사는 아닌데요, 알 만한 사람은 다들 인정하는 곳입니다^^

‘504’는 영어를 읽는 데 어느 정도 익숙하신 분들이 초·중급에서 중급으로 확실하게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교재입니다. 영어 자체의 환경 속에서 단어를 익히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42개의 레슨에 각각 12개씩의 단어가 수록돼 있습니다. 단어마다 예문이 3개씩 함께 제공되고, 해당 단어를 제대로 익혔는지 훈련할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와 여러 활동(activities)을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면 다른 책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단어장 같네요. 504의 핵심은 단순히 어휘를 나열하고 뜻을 외우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어휘를 근간으로 그것의 다양한 쓰임새와 적절한 배경지식까지 학습하도록 도와주는 종합적인 접근방법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의 레슨에 겨우(?) 12개의 단어씩만 수록된 것입니다. 차근차근 학습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교보문고 어느 회원님의 리뷰에 보니 “나만 알고 싶은 단어책“이라는 말도 나오네요. 🙂

Word Power Made Easy

wpme이어서 추천하려고 하는 ‘Word Power Made Easy’는 앞서 소개한 504 Absolutely Essential Words의 아쉬운 점을 보강하면서, 중고급의 교양 있는 단어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504의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어근과 접두사/접미사를 다루는 비중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부분입니다. 우리말에서도 한자를 알면 단어의 이해도와 활용성이 커지듯, 영어에서도 단어의 근간을 이루는 어근과 접두사/접미사를 알고 있으면 어휘력에 큰 도움이 됩니다.

Word Power Made Easy는 어근과 접사를 기반으로 어휘력을 강화해주는 아주 효과적인 단어집으로, 전체 44개의 강의와 3개의 테스트를 통해 48일 동안 공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미지는 한국어판을 가져왔지만, 저렴한 가격에 원서 페이퍼백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영어 실력과 영문에 대한 부담감(?) 정도에 따라 원서와 역서 가운데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단어책이면서도 정확한 발음으로 소리 내 읽으며 학습하기를 강조하는 설명과 단어에 대한 설명을 통해 들려주는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였습니다.

1949년 출판된 책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데서 신뢰가 절로 생기는 단어집입니다. 지나간 세월이 꼭 책의 완성도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단어책이 60년 넘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Word Smart

WSMRT

이번에도 번역서 표지의 스크린샷을 첨부했습니다. 저 말을 그대로 믿고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SAT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미국인들의 필독서”.

초중급 학습자에겐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중급 이상의 학습자가 수준 높은 영어 글을 확실하게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특히 정말 미국적인 상황을 잘 녹여낸 다양한 예문이 매력인 단어 교재입니다. 원서든 번역서든 예문을 꼭 챙겨서 공부할 것을 추천합니다.

굳이 설명을 더 쓰기보다, 워드스마트 매니아로 보이는 어느 분의 블로그를 인용하겠습니다:

한국의 어휘 교재를 살펴보면 단순히 한글 뜻만 달달 외우게끔 만드는 교재가 많은데, 그렇게 공부를 해버리면 실제로 그 단어를 나의 말(speaking)과 글(writing)에 사용하는 능력을 갖추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어떤 문맥에서 그 단어가 쓰이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워드스마트는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까지 함께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죠.^^

다만, 교재에서 다루는 어휘의 수준 자체가 매우 높기 때문에 (현지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SAT/TOEFL/TEPS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교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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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영어 말하기를 위해 알아야 할 영단어의 4가지 결

*이 글은 가독성이 더 좋은 편집으로 슬로우뉴스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책 ‘완벽한 공부법‘의 13장에도 포함되었으나, 해당 책의 영어 파트에 참여한 것은 2019년 현재의 저에게는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가급적 슬로우뉴스에서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영어는 전 세계 언어 가운데 어휘를 가장 많이 보유한 언어이다. 이번 포스팅은 그러한 영어의 특성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영어 학습자인 우리가 ‘말하기'(혹은 스피킹 혹은 프리 토킹)를 제대로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각종 영어 시험에서는 고득점을 올리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대화를 원활하게 풀어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 영어의 역사 – 개방의 아이콘, 영어

이전에 작성했던 글에서 역사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는 판단이 들어, 역사 부분을 대폭 축소하고 원본을 다른 글로 옮겼다. (바로 가기)

영어는 발달과정에서 많은 어휘를 받아들여 ‘포섭’했다. 앵글로 색슨족의 고대 게르만어에서 시작한 영어는 브리튼섬 원주민이었던 켈트족의 ‘켈트어’,  로마 지배 흔적이자 597년 잉글랜드의 기독교 개종 후 광범위하게 확산된 ‘라틴어’, 8세기 후반부터 11세기 중반 지속된 바이킹 침략으로 유입된 ‘스칸디나비아어’, 그리고 11세기 발생한 ‘노르만 정복’ 이후 ‘프랑스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대영제국 시기의 영국 정부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말들에 대해 정책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도 영어 어휘가 풍성해지는 데 한 몫을 했다. 또한 20세기 중반 이후의 국제 질서에서 사실상 가장 광범위한 공용어로서, 영어는 전 세계 언어들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그러한 언어들로부터 쉬지 않고 단어들을 흡수하고 있다.

영어 어휘의 출신 언어/국가별 분포도, wikimedia commons
영어 어휘의 출신 언어/국가별 분포도, wikimedia commons

[2] 영어의 ‘잡스러움’을 대하는 어휘책/대다수 영어 교육자들의 자세

그런데  이런 영어의 ‘잡스러움’을 두고 우리나라 시중 어휘 교재들과 국내 영어 공부 담론이 제시하는 대응책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절대 다수의 어휘집과 영어 교육자들은 그리스어와 라틴어 출신 단어들을 강조한다. 라틴어 기반 단어가 뭔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은 ‘어근’과 ‘접사’를 떠올려 보시라. 어근과 접사로 분리가 가능한 단어는 십중팔구 라틴어 기반 단어다.  우리가 ‘시험’을 위해 암기한 대부분의 단어는 라틴어에 기반을 둔 단어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출신 성분을 수치로 봐도 ‘영어 시험’의 고득점을 위해서는 그런 단어를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이건 당연한 전략이다. 

그런데… 라틴어 출신 단어를 중점적으로 학습하는 이 전략은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에 정말 필요한 단어를 놓치게 하는 심각한 원인이다. 무슨 소리인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설명에 집중하시길 부탁한다.

[3] 영어 단어를 나누는 새로운 틀

이제부터 영어 단어의 종류를 나누는 틀을 하나 더 제시할까 한다. 내 독창적인 분류는 절대 아니다. 신촌 한겨레교욕문화센터에서 ‘레토리컬 라이팅'(번역/외국어->Rhetorical Writing)을 강의하시는 라성일 선생님에게서 배운 내용이다. (바로 가기)

영어 단어는 대략 4가지 층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 4가지 분류는 영어뿐만 아니라 대다수 언어에 적용되리라 생각한다.

1. 태어나서 유아기에 습득하는, 생존과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 어휘’

– go, come, have 등이 있으며, 이는 한국에서 교육받더라도 중학교를 졸업할 때면 거의 익히게 된다.

2. 아동-청소년기를 거치며 습득하는, 눈앞에 펼쳐진 세계를 묘사하기 위한 ‘기술(descriptive) 어휘’

– spurn, befuddled, itchy 등이 있다.

– 영미권 화자들은 청소년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이 단어들을 습득한다.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단어는 바로 이 단어들. “너 어제 고백했는데 차였다며?”, “어제 폭탄주 왕창 마셨다가 완전 뻗었어”, “일본 여행 갈 생각에 벌써 발이 근질근질하다” 등의 말들을 하기 위한 단어가 바로 기술 어휘이다.

– 이런 단어들은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출신이 아니라 고대 게르만어에 뿌리를 두고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가 절대다수. 우리말의 상황과도 매우 유사하다. ‘오늘’과 ‘금일(今日)’은 사전적으로 동의어지만, 일상 대화에서 훨씬 자연스러운 단어는 한자어가 아닌 고유어 ‘오늘’이다.

3. 지성을 갖춘 개인으로서, 수준 있는 글을 읽거나 쓸 때 혹은 진지한 토론을 할 때 꼭 필요한 ‘교양 어휘’

– conform, disambiguation, federation 등이 있다.

– 대체로 그리스어와 라틴어 어원을 간직하고 있는 단어들이 여기에 속한다. 고교 영단어집으로 유명한 능률 보카 어원편이 바로 이러한 어휘들을 수록한 교재다. 능률 보카뿐 아니라 시중 대부분의 영단어 교재들은 바로 이 교양 어휘를 표제어로 삼는다.

– 영미권 화자들의 ‘일상생활’에서 이 어휘들의 빈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이 역시 한국어의 상황과 유사하다. 우리의 평소 대화를 잘 생각해보면… 일상적인 대화에서 “엄격한 규칙을 준수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명확성을 보장하는 언어사용을 추구해야 합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과의 연합을 구성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라는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대중적인 소설에도 저런 문장들은 자주 나오지 않는다.

4. 각종 전문 분야에서 (혹은 오로지 해당 분야에서만) 쓰이는 ‘전문 어휘’

– hexameter, chiasmus, parallel 등이 있다.

– 내 전공인 영문학과 영어 문체에 관한 단어들이다. 전문 어휘 층은, 해당 분야 구성원이 아닐 경우는 알 필요조차 없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혹은 평범한 단어지만 해당 분야에서만 특별한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parallel의 경우, 대체로 ‘평행’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문체 분야에서는 ‘문장 구조의 의도적인 반복을 통해 길고 복잡한 내용의 원활한 전달을 달성한 글쓰기 기법’을 두고 parallel이라 지칭한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로서 토익 RC 450을 받아도 영어 소설은 버겁고, LC 450을 넘어도 미드는 안 들리고, 그 외 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려도 말하기(혹은 스피킹 혹은 프리토킹)이 여의치 않은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단어들의 성격 차이이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 대부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기본 어휘를 습득한 후, 고등학교에 진학해 ‘교육에 적합하도록 선별된’ 지문을 읽으며 영어 공부를 계속한다. 이러한 지문들은 대부분 약간의 기본 어휘와 다수의 교양 어휘로 이루어져 있다. 성인이 되어서는 토익을 공부하느라 또 다른 교양 어휘와 약간의 비즈니스 분야 전문 어휘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영어공부 과정만을 소화한 평범한 한국인에게, 영미권의 대중 소설과 드라마 그리고 그들의 일상 대화에서 자주 쓰이는 ‘기술 어휘’를 접할 기회는 별로 없다. 교양 어휘만을 공부해온 학습자라면, 듣도 보도 못한 기술 어휘가 대량으로 사용되는 보통의 영어 소설과 미국 드라마를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편 이는 ‘미국 유치원생 수준’의 영어라는 것이 사실 한국인에게 얼마나 어려운 목표인지도 깨닫게 해 준다. 이에 대해서는 고수민님의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면 좋다. (바로 가기)

[4] 그럼 이제 남은 건?

영어 원서 읽기와 미국 드라마 시청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한 가지가 명확해졌다. 원인을 찾았으니 이제 그 해결책도 함께 고민해보자.

1. 영미권의 영유아용 동화책과 청소년용 통속 소설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들을 정리한다.

– 오랜 시간이 들고, 다소 금전적 지출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영미권 화자들이 기술 어휘를 습득하는 방법을 문자로나마 똑같이 따라 하는 과정이다. 어느 정도 단어를 확보하셨다면, 수준 있는 대중 소설로 천천히 옮겨가면 좋다.

2. 기술 어휘 단어집을 공부한다.

– ‘단어 교재 공부’이기 때문에 지겹다는 단점이 있으며, 시중에는 이러한 단어 교재도 거의 없다. 다행히도 괜찮은 기술 어휘 모음 단어집이 있다. 하나는 영국 케임브리지 출판사의 English Vocabulary in Use 시리즈이다. 워낙 유명한 출판사의 유명한 책이니 따로 설명을 곁들이지 않겠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이다. 박인수씨가 지은『한국어 꺼라 영어가 켜진다』(구판 제목: 『잉글리쉬 마인드 트레이닝』)이다. 본문은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잘 모르겠지만, 부록의 ‘알파벳 에센스 느끼기’에는 알짜배기 기술 어휘가 집약적으로 담겨 있다. 다소 불필요한 단어가 수록되기도 했지만, 국내 시중 어느 단어집보다도 ‘기술 어휘’를 중점적으로 모아놓은 교재다.

사실 위의 두 과정을 병행하는 게 가장 좋다. 우리는 단어 몇 개를 습득하기 위해서 쉬운 책을 한 권 한 권 읽을 만큼 마냥 여유롭지 않으며, 어휘집 단순 암기는 맥락 없는 ‘영단어-한국어 뜻’의 나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어집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단어를 확보하고, 동시에 문맥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단어의 실제 사용 예시를 직접 느끼는 과정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5] 끝

아무쪼록 이 글이 높은 영어시험 성적에도 불구하고 영어 원서를 읽거나 영어 회화를 할 때 부족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은 2013년 3월 2일 이전 블로그에 최초로 작성된 후 4월 20일 1차 수정됐다. 그리고 2014년 2월20일 2차 수정과 함께 많은 내용이 추가됐고 경어가 생략됐다.

* 2014년 3월 8일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으면서 세 번째로 수정됐다.

* 2015년 1월 4일 역사 부분을 축소하고, 기존 서술을 별도 글로 분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