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읽은 기간 : 2020년 10월 초

읽은 방법 : 리디셀렉트

8년 전에 수강했던 영작문 수업에서 강사님은 이런 말을 해주셨다. “책값이 10만원일지라도, 거기서 한 줄이라도 배움을 얻었다면 그걸로 10만원 가치는 한 거예요.”

김민식 PD의 이 책은 나에게 그런 책이다. (책값을 지불하진 않았으니, 리디셀렉트 값을 다했다고 하면 되려나) 삶에 대한 열정적 관점이나, 영어 독학에 대한 실질적인 팁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조앤 리버스의 한 마디이다.

“I wish I could tell you it gets better. But, It doesn’t get better. You get better.”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렇지는 않을 거야. 대신 네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시궁창 같은 현실을 마주했을 때, 나는 언제나 높은 곳에 있는 꿈을 쫓아 현실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다. 시궁창에서 뒹굴다가는 나 스스로가 구정물의 부유물이 될 것 같았으니까.

그러나 조앤 리버스의 말을 읽으면서 커다란 발상의 전환을 겪었다. 거지 같은 상황에서도 참고 버틸 때, 그 상황이 나아진다거나 갑자기 무언가가 잘 풀리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그 참고 버티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에게는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주어진 환경을 모두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버티는 와중에도 외부에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두어야겠지. 

하지만 이전까지 내 삶에서 버티기가 ‘꾹 눌러담기’였다면,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버티기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숙성의 과정’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올 가을과 겨울 힘든 시기에서 때때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내년에도 분명 힘들고 지치는 일이 수 없이 다가올텐데, ‘It doesn’t get better. You get better’가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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