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에서 ‘최우수’로 넘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특징

수능 외국어영역1 유호석 선생님의 2006년 인터넷 강의 내용 중 일부. 당시 고3이었던 나는 이 부분을 따로 떼어서 녹음해 mp3파일로 남겨두었었고, 그 파일을 얼마 전 외장하드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11년이 지난 지금, 학생이 아닌 직장인으로서 마주하게 되었지만 마찬가지로 뜨끔하게 되는 말씀이다.

인터넷 강의 하나를 들었을 뿐이지만, 나는 유호석 선생님을 영어 강의 실력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매우 훌륭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2014년 쓴 영어 공부 글에서도 선생님의 강의를 추천했다.

선생님은 암 투병 끝에 2016년 3월 작고하셨다. 인터넷에선 그의 죽음에 황망해하고 애도하는 글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생전에 커뮤니티 겸 학습자료 공유용으로 쓰이던 카페에 가보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를 기리는 1주기 추모 예배가 열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사교육 강사로서 실력과 인간으로서 그의 성품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 아닐까.


2006년 9월 14일, 메가스터디 외국어영역 유호석 선생님 강의 녹음

학생들 중에, 제가 가만히 보니, 머리는 똑똑하고 이해는 빠른데.. 최우수가 되지 못하고 우수에서 끝나는 많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의 특징? 자기가 아는 게 나오잖아요, 그럼 다른 걸 봅니다.

(중략)

답을 부른 다음에 “2번 보자”라고 했는데, 자기는 2번은 맞춘 학생이 있죠. 그럼 2번 설명을 제가 하고 있는데, 자기가 틀린 7번을 보면서 그걸 먼저 풀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요.

이게 최우수로 가지 못하고 우수에서 끝나는 학생들의 특징입니다. 제가 12년째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항상 ‘1등’을 하지 못하고 바로 그 밑에 2등, 3등, 4등을 하는 학생들의 특징. 최우수 집단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의 특징입니다. 아는 내용이다 싶으면, 머리가 바로 흐트러집니다.

이걸 심하게 말하면 ‘겉똑똑’한 겁니다. 주위 사람들한테 똑똑하다는 얘기를 듣겠지만, 한계를 넘지 못하는 거죠. 정말 똑똑한 학생들이라면, 선생이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그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자기가 알더라도 한 번 더 듣습니다.

(후략)


지금은 이것이 공부에 대한 말로 들리지 않는다.

웬만큼 똑똑하고 일처리 잘한다는 수준의 직원(혹은 프리랜서 혹은 리더)에서 탁월한 1인으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1. 지금은 영어 영역이라고 하는 그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