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SCHOOL 수강 후기(3기)

IT바닥에서 비개발자로 올해 들어 3년차에 접어들다보니 ‘기술 없는 자’의 답답함을 정말 많이 느꼈다. ‘문과생은 노쓸모’ 따위의 자학까지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막하고 답답했으며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뭔가 변화를 주고 싶었던 때에 페이스북에서 DS SCHOOL 광고를 보게 됐다. 일주일 넘게 매일 고민을 이어가다가.. 결국 수강료를 지불했다. 페북 광고를 보고 금액을 지불한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1주차에는 입문자를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 개괄..같은 건 없고 바로 실전이다. Kaggle의 Titanic: Machine Learning from Disaster에 도전하는데, 파이썬과 데이터 분석 모듈 없이 오로지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조건에 따른 생존자 예측에 나서게 된다. 엑셀/스프레드시트는 그간 나에게 합과 평균 계산기에 불과했었기에(…) 그렇게 많은 if 함수를 써본 날은 처음이었다. 2시간 넘는 if 대행진을 끝마치고 나면 강성희 강사님이 파이썬을 통해 짤막짤막한 타이핑만으로 우리의 노오력을 가뿐히 뛰어넘는 예측 결과값 산출을 보여준다. 설명까지 곁들였지만 15분은 됐으려나?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고, 파이썬과 그 친구들이 얼마나 데이터 활용을 수월하게 해주는지를 또렷하게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2주차에는 지난 시간 끄트머리에 시연해주셨던 파이썬과 모듈의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신다. 파이썬의 간단한 문법부터 시작해서, Pandas와 아주 약간의 Scikit-Learn을 활용해 데이터를 이리저리 매만지는(혹은 깔짝대는..) 과정을 한줄한줄 경험하게 된다.

당장이라도 파이썬으로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을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조금만 지나면 다시 겸손해진다.

뭐가 뭔지도 모른채로 한줄한줄 따라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예측 결과값 산출까지 다다르게 되고, 그걸 Kaggle에 다시 제출해서 향상된 점수와 내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솔직히 이때 좀 놀랐다. ‘얼레? 할만하잖아?’ 되돌아보니 이게 수업 전체를 꿰는 핵심 철학인 것 같다. 해보면 알게 된다, 해보면 하게 된다, 해보면 ‘나도’ 하게 된다.

문제는 Bike Sharing Demand에 도전하는 3주차와 4주차였다. 지니 불순도나 RMSE 등 생소한 용어가 몇몇 튀어나오면서 잠시간 정신이 혼미해졌던 것이다. 설명해주시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긴 했는데, 흰 것은 칠판이요 검은 것은 글씨요 하는 식으로 그냥 흘러가 버렸다. 열심히 받아적었기에 노트에는 모든 용어들이 다 남아있지만, 사실 뭐가 뭔지는 지금도 잘 모른다. 복습을 해야하는데… 언제 할지는 모르겠다.

어려움이 있긴 하더라도 Seaborn을 통한 시각화와 RandomForestRegressor 등 알고리즘을 활용해 Bike Sharing Demand에서 점수를 올려가는 과정은 따라갈 수는 있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해보면 (어쨌든) 하게 되니까. 내가 머릿속에 숙지하고 있던 내용을 끄집어내어 파이썬과 모듈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눈 앞에 보이는 파이썬 라인 하나하나가 어떠한 논리와 의도를 담고 있는지를 체득하며 나아가는 시간이었다. 특히 concat을 활용해, 쪼개져 있던 데이터를 합산해 시각화하는 과정은 무척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수업 전체적으로, 나처럼 엑셀을 SUM, AVERAGE 계산기로나 쓸 줄 알았던 사람에게 데이터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체험시켜준 소중한 기회였다. 난생처음 신용카드를 만들어 할부결제를 한 과거의 나에게는 잘했다고 셀프 칭찬을, 앞으로 복습을 해야할 미래의 나에겐 제발 그렇게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복습에 대해 말하면서 마무리하겠다. 복습이 굉장히 중요한 커리큘럼이라 생각한다. 수업시간에야 강사의 지도에 따라 한줄한줄 입력하고 산출된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 전진할 수 있지만, 4주 수업을 마친 뒤 당장은 ‘내가 파이썬으로 이런 걸 할 수 있었다!’는 성취감만 남는 것 같다. 스스로 시간을 들여 복습하지 않는다면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만 남는 수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거금을 들여 수강한 수업이니만큼, 아무리 늦어도 추석이 오기 전엔 복습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