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회고의 결과, 다섯 가지 교훈

애자일컨설팅 김창준 대표님의 ‘망년회 대신 기년회‘라는 글을 지난 2014년 연말께 처음 읽었다. 에버노트 스크랩 날짜를 보니 그 해 12월 24일 접했던 것 같다.

2014년 연말에도, 2015년 연말에도 하지 못했던 것을 올해는 겨우겨우 해냈다. 지난 1년여간 남긴 기록을 살피며 그때그때 얻은 교훈과 배움을 정리했다. 막상 정리하고 나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알찬 다섯 가지 내용이 나왔기에 블로그에 올려 공개할까 한다.

1. 타이밍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진부한 말이 있지만, 딱 두 가지에 대하여 타이밍의 중요성을 재발견했다. 주인공은 질문과 인사다. 둘의 특징은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갈수록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지금 회사에 같은 날 입사한 어느 개발자가 있다. 모 스타트업 대표였다가 그날 이 회사로 동료들과 함께 입사한 분이었다. 매우 흥미로운 케이스라 생각해 그 사람에게 호기심을 느꼈지만,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시간이 한참 지나갔다. 지금 와서 그분에게 ‘입사 동기’라며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한다면 할 수야 있겠지만, 입사 첫날이나 그 다음날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지난 겨울부터 여름까지 참석했던 어느 주간 정기회의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더욱 신입 직원이었기에, 모르는 몇몇 용어들이 회의 내내 오갔었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제때 묻지 못했다. 몇 주 지난 뒤에야 상급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그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묻는 질문을 했다. 결과적으로 그 몇 주의 시간은 원래 담아냈어야 하는 의미를 온전히 담지 못한 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버렸다. 그때 체감한 것은 ‘아 그때 괜히 안다는 듯이 넘어갔다.. 이제와 질문하면 그때 아는 듯이 행동했던 내가 뭐가 되는 건가’라는 괴로움이었다.

2. 준비하고 탐색하라

지금보다 나은 상황으로 이동할 기회, 혹은 지금의 주위 환경을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킬 기회는 언제든지 다가온다. 그 기회를 붙잡고 이동이나 변화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몫이다.

멀리 떨어진 기회든 가까이 다가온 기회든 자신에게 어울리는 기회가 있는지 항상 주위를 살펴야 한다. 지금 당신 곁에는 ‘케미’가 아주 잘 맞는 기회가 한뼘 거리에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고개를 돌리면 그것이 보이고 팔을 뻗으면 그것이 품 안으로 다가올텐데, 아무 탐색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두가 무용이다.

긍정적 변화를 갈망하자.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바라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무슨 발전과 변화가 다가오겠는가.

3. 도움 주는 데에 인색하지 마라

알고 있는 것을 주위에 나누어라. 물론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여분의 통화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내가 받은 도움의 총량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근본이다. 노력은 의지로 채울 수 있지만, 도움은 운에 달린 문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나에게 운으로 다가왔기에, 나도 누군가에겐 도움으로 보답해야 한다. 이런 개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운의 선순환이라 부르고 싶다.

4. 집중하는 만큼 시간은 내 편이다

집중하지 않는다면 ‘그 일의 시간’은 허무하게 지나가버린다. 스스로 마음 먹었든 누군가의 지시가 내려와서든,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떠올려보자. 제때 만족스럽게 완수한 일은 제외하고..

해야할 일의 목록에 추가되었지만, 집중하지 않았던 탓에 어느새 그 일의 ‘기간’만 훌쩍 지나가버린 적 없는가. 이걸 올해 유난히 크게 느꼈다. 2월 중순께 어느 업무에 대한 실질적인 계획을 지시받았지만, 그 일에 마음을 쏟지 못하는 사이 6월이 되어버렸었다. 다른 부서의 다른 관계자가 주도권을 쥐고 개시를 알리고 나서야, 나는 그 일에 다시 제대로 참여할 수 있었다.

집중하지 않는 사이 넉 달이라는 기간이 흘러갔지만, 그중 어느 시간도 내 편이었던 적은 없었다.

5. 낭중지추의 올바른 해석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가는 것은 제 의지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 그럴 의향이 없거나 심지어는 그러고 싶지 않더라도, 불가항력으로 주머니를 뚫고 나가고야 마는 것이 송곳이다. 주머니를 뚫으려 애쓰지 마라. 스스로 송곳이 되는 것에만 집중해라. 인정 욕구와 진짜 실력에 관한 은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