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그(3) 다시 신기록, 그리고 스포츠심리학

기록이 또 단축됐다. 크게 기대하고 뛰지 않았지만 마지막 9~10km 구간에서 좀 힘을 쥐어짰더니 이렇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기록이 아니라 다른 것에 대해 주로 말하고 싶어 달리기로그 세 번째를 쓴다.

우선 기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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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록. 오늘부터는 핏빗 앱의 심박수 스크린샷까지 함께 넣기로 했다. 기종은 핏빗 차지2. 스마트폰과 GPS 연동이 중간에 조금씩 끊어져서인지, 거리 기록이 엔도몬도와 조금 차이 난다.

중간 5km와 7km, 그리고 마지막 10km구간을 제외하면 모든 구간을 5분 27~28초로 일정하게 뛰었다. 달리는 시간의 70%를 완벽하게 페이스 조절했다는 데서 굉장히 큰 성취감. 어떤 감각으로 뛰면 5분 30초 언저리인지 이제 몸으로 느끼고 정신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 5km와 7km 구간에서 빨라진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아쉬운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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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덕분에 개인 기록이 또 새로워졌다. 이번에는 엔도몬도 앱에서 축하한다고 알림도 쏴주더라. 운동 앱의 깨알 재미. 10km를 달리면서 44초 경신이라는 건 작지만 큰 성과라 생각한다. 당분간 이 축하 알림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자제할 계획. 어제 말한 것처럼, 54~55분을 안정적으로 뛰는 것이 일단의 목표다.

심리-인지와 체력의 관계 고민, 그리고 스포츠심리학의 발견

동네 코스는 5km 조금 넘는 구간까지 달린 뒤 다리를 건너 천변 반대편으로 나머지 5km를 돌아오는 방식이다. 요즘 느끼는 것이, 9km~10km 구간에 접어들면 유난히 힘들다는 자각이다.

오늘 해당 구간에서 체력의 소진을 유난히 크게 느꼈다. 하지만 속도를 늦추기 싫었고, 이전과 비슷하게 뛰기 위해 힘을 쥐어짰더니 오히려 그전보다 훨씬 짧은 기록인 5분 8초로 9~10km 구간을 통과했다.

덕분에 10km 기록을 또 경신할 수 있긴 했지만…문득 궁금해졌다. 마지막 1km에서 너무 힘들다고 느끼는 것이 실제 나의 체력 수준에 따른 자연스러운 한계인지, 아니면 ‘거의 다 왔다’는 눈앞의 정보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영향을 받는 것인지 말이다.

전자라면 별달리 신경쓸 게 없을 것이다. 내 체력의 자연스러운 가동 범위일테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늘어날 테니까. 문제는 후자의 경우다. 만일 마지막 1km 구간의 유별난 체력 소진이 ‘거의 다 왔다’는 인지(와 그에 따른 심리)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면, 내 체력 발달과 관계없이 언제나 마지막 구간에서 방전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관해 다양한 검색을 해본 결과 ‘스포츠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인지’와 ‘심리’가 같은 개념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스포츠’심리’학이라는 이름에 조금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학문의 분야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또 즐거운 발견이다.

다만 이 학문이 다루는 분야가 굉장히 방대해서,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한 과학적 해설을 바로 찾지는 못했다. 몇몇 기사(성대신문, 스포츠Q)나 위키피디아를 읽어보았지만, 스포츠심리학이라는 학문이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를 파악하는 데 그쳤다.

앞으로 천천히 이 분야에 관해 알아보면서, 9km~10km 구간에서 체력적 한계를 느낄 때 그것에 대한 심리와 인지의 영향에 대해 파악해볼 계획이다. 하루키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일상에서 달리기를 해나가며 하고 싶은 말들이 생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다음엔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대해 쓰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