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의 광고 방법

졸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요즘도 심심할 때 대학 커뮤니티인 성대사랑에 종종 방문한다.

오늘은 공인회계사(CPA)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이고, 또 아는 후배가 아주 좋은 성적으로 시험에 통과했기에 성대사랑 반응을 보러 들어갔다. 그런데 자유게시판에서 ‘나 절대 광고 아니에요. 일단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게시물을 발견했다.

'도움이 될 만한'

‘도움이 될 만한’

어느 강연회 광고일까 싶어서 클릭을 해보니, 시원스쿨 이시원 대표가 쓴 책의 출판강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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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블로그의 전형적 특징인 ‘한 줄 한 줄 띄어쓰기’가 돋보입니다.

성대사랑은 학번으로 인증을 하면 닉네임 옆에 성균관대 로고가 달린다. 커뮤니티 내에선 ‘인증’이라고 부르고,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회원들은 ‘비인증’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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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과 비인증의 차이를 쉽게 보기 위한 짤

비인증 회원이 광고글을 올렸으니.. 이게 실제로 광고를 위한 아이디인지, 아니면 단순히 ‘학생이 인증을 하지 않았을 뿐’+’마침 시원스쿨 강연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을 뿐’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해당 아이디로 쓴 글 검색을 해봤다.

'아이디로 검색'한 결과

‘아이디로 검색’한 결과

최시원 대표 강연회 홍보 이전에 쓴 게시물이 하나 있고, 제목만 보면 대학 동문의 평범한 글 같다. 그런데 사실은 이게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 깨알같은 정성.. 작성일자는 8월 7일

이 깨알같은 정성.

무려 20일 전에도 (시원스쿨의) 광고인듯 광고아닌 광고같은 글을 올린 것이다. 이정도면 사실 굉장한 정성이고 전략이다.

그런데 이때 또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성대사랑은 닉네임을 클릭한 뒤 나오는 메뉴에서 ‘아이디로 검색’을 하면 검색 결과에서 해당 회원의 아이디가 노출된다. 바람직한 웹 커뮤니티 구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아무튼 아이디가 자동으로 노출된다.

아이디로 검색

아이디로 검색

결과로 나온 아이디가 ichwone1이다. 이시원이라는 이름과 정말 비슷한 아이디지만, 이때까지도 ‘에이 설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렇게 솔직한 아이디를 쓸 리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정직한 아이디, 정직한 검색결과

정직한 아이디, 정직한 검색결과

참 아쉽다.

시원스쿨은 2008년 학교 가느라 타고 다니던 종로02 마을버스에서 초라한 광고를 하던 시절부터 기억하고 있다. 그땐 정말 한 눈에 봐도 저렴하게 제작한 것 같은 홍보물로 마을버스에서 광고하던 업체였는데 언젠가부터 남규리와 류현진 등 스타들을 앞세워 대규모 광고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넘어 어학서적까지 출판하는 걸 보면서 ‘사업을 진짜 잘 키우는구나’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성대사랑에서 이런 장면을 보고 있자니 그저 아쉽다는 느낌 뿐이다.

갈수록 ‘믿을 만한 정보’가 희귀해지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온라인 광고나 마케팅이라는 게 모두 이런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어 더욱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