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온 낱말’ 밑줄긋기

파리에서 온 낱말

어제 저녁부터 읽기 시작해 이틀에 걸쳐 읽었습니다.  책에 관한 소개는 출판사의 소개글로 대신하며, 본문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옮겨적겠습니다. 몇몇 부분은 짧은 생각도 덧댔습니다.

출판사 책소개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프랑스어를 통해 그 말 속의 문화적 의미를 반추한 책이다. 단순히 프랑스어 낱말의 뜻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프랑스의 에스프리를 우리 문화와 비교하며 함께 돌아본다. 우리말 속에는 알게 모르게 프랑스어가 많이 숨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을 찾아내고 어원을 밝혀내는 과정은 언어를 통해서 문화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된다.

프랑스에는 “두 가지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문화를 아는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모르고 사용하면 그저 외래어일뿐이지만, 알고 사용하면 문화를 들여다보는 간편한 렌즈가 된다. <한겨레21>의 파리통신원으로 활동했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편집위원을 지내기도 한 정치학 박사 최연구는, 이 책에서 낱말이라는 쉽고 친근한 매개체를 통해 프랑스문화와 우리 문화를 톺아보며 지금 여기에서 프랑스적 앎과 삶을 만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책입니다. 자세한 목차는 '이곳'에서..

이런 책입니다. 자세한 목차는 ‘이곳‘에서..

줄긋기

• 샹파뉴
우리나라에서는 샹파뉴를 샴페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심지어 어떤 기사를 보면 샹파뉴는 지방의 이름이고, 샴페인은 그 지방에서 나는 발포성 화이트와인의 이름이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샴페인은 그저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일 뿐이다. (18쪽)

:프랑스어에 대한 필자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

• 미슐랭
프랑스인들은 미슐랭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타이어 제작사이면서도 미식가의 성전으로 불리고 있는 레스토랑 가이드 ‘미슐랭 가이드’를 발간하고 있기 때문이다. (42쪽)

: 타이어 제작사 미쉐린과 레스토랑 가이드북 이름 미슐랭은 이전에도 각각 알고 있던 것인데, 그 둘이 사실 같은 회사라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 아따블르의 오너
여기 프랑스 지역별로 대표적인 요리들을 소개해본다. 이 내용은 요리사이자 삼청동의 프렌치 레스토랑 ‘아따블르 A table‘의 오너인 필자의 아내 김수미가 월간 <쿠켄> 등 매체에 기고해온 내용을 참고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64쪽)

: 함께 프랑스에 정통한 부부라니, 조금 놀라웠습니다.

• 파티시에(르_
그런데 삼순이는 파티시에가 아니다. 프랑스어에서는 모든 명사가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구별되는데 파티시에는 남성형으로 남성 제과사를 뜻한다. 삼순이의 겨우 여자이므로 파티시에르가 맞다. (78쪽)

:역시 프랑스어에 대한 필자의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

• 영어 문화권
‘마이웨이’도 마찬가지다. 앵글로색슨의 영어 문화권에만 길들여져 그 밖의 문화에 대해서는 한없이 무지한 우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다. (89쪽)

: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저 역시 프랑스문화와 프랑스어에 무지한 입장인지라, 마치 혼나는 느낌이라 읽으면서 썩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 요리와 과자
프랑스어로 사용되는 요리 이름은 너무나 많다. 메뉴menu 부터가 프랑스어다. 과자 상표에서도 프랑스어는 자주 사용된다. ‘몽쉘통통 mon cher tonton: 나의 친애하는 아저씨‘, ‘뽀또poteau: 단짝‘ 등이 있고, 제과 체인점인 ‘뚜레쥬르tous les jours‘는 ‘매일매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93쪽)

• 카바레, 살롱, 마담
생각해보면 프랑스어의 카바레, 살롱, 마담 등의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모두 향락산업과 관계가 있다. 이 단어들이 이역만리 한국에서 선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이상한 용어로 둔갑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엄청나게 다혈질인 프랑스인들은 격분할지도 모르겠다. 카바레, 살롱, 마담 같은 말은 프랑스에서는 한없이 문화적이고 고급스런 말이며 또한 역사적으로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특히 살롱은 역사적 산물이며 지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114쪽)

• 플래카드
행사장에 거는 플래카드(placard, 프랑스어로는 플라카르)도 프랑스어다. 플래카드는 게시문이나 격문을 뜻한다. (129쪽)

• 세무와 샤무아
우리가 세무로 부르는 용어는 프랑스어 샤무아chamois의 일본식 발음이다. (141쪽)

• ‘데님’의 유래
청바지 소재의 명칭 ‘데님’도 프랑스어에서 유래한다. (…) 어원을 따져보면 프랑스어의 드님de Nimes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드de는 ‘~의’를 뜻하고 님은 프랑스 남쪽의 도시 이름으로 마르세유와 몽펠리에의 중간쯤에 있는 랑그독 지방의 도시다. 데님은 바로 이곳에서 난 질긴 옷감이다. (142쪽)

• 마Ma와 몬Mon
인기 걸그룹 씨스타의 노래 중에 ‘마보이Ma Boy‘란 노래도 잘못된 표현이다. 프랑스어의 여성 소유격 Ma와 영어 Boy가 국제적으로 결합하면서 K-Pop 인기가요의 제목으로 재탄생했다. 문법적으로 따지면 매우 혼란스러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163쪽)

: 이 부분은 나름 재미로 넣으신 것 같은데, 조금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 벨로
바퀴가 직경 20인치 이하로 작은 자전거를 미니벨로라고 통칭하는데, 벨로velo는 프랑스어로 자전거를 뜻한다. (185쪽)

• 부케
프랑스어 ‘부케bouquet‘는 ‘꽃다발’을 의미한다. (201쪽)

• 샴페인
어떤 도시에서는 와인이나 고급 샴페인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207쪽)

: 원고에서도 “샴페인”이었을까요, 아니면 저자가 샹파뉴라고 쓴 것을 편집자가 샴페인이라고 고친 것일까요.

• 쿠데타
그러나 정작 쿠데타라는 용어의 본산지인 프랑스에서는 쿠데타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고 역사책에나 등장하는 용어가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군부세력에 의한 불법적인 권력 장악을 표현할 때 ‘푸치putsch‘라는 독일어를 더 많이 쓴다. (241쪽)

• 외교 용어
그래서 지금도 외교 용어에는 프랑스어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외교에서 영어가 프랑스어를 밀어내고 새롭게 주도권을 장악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다. (249쪽)

• 톨레랑스
톨레랑스는 동양적 의미의 너그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톨레랑스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기초하고 있다. (…) 방어의 개념이 아니라 적극적 개념이다. 이견이나 차이에 대한 의도적 용인에서 끝나지 않고, 이견과 차이의 존중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의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 그렇다면 우리사회는 톨레랑스가 있는가? 있다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톨레랑스가 주요한 사회적 가치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색깔론만 봐도 톨레랑스의 사회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좀 우스개 소리지만 회사의 단체회식으로 중국집에 가서 다들 짜장면을 시켰는데 누군가 볶음밥을 시키면 눈치주는 분위기나 부장이 “자, 다들 먹고 싶은대로 시켜! 근데 나는 짜장면.” 이라고 하면 모두 짜장면을 시키는 것도 톨레랑스의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톨레랑스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치열한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서 정착되는 성숙한 문화다. (254~255쪽)

 

읽은 기간: 2015년 2월 9일 ~ 2015년 2월 10일
정리 날짜: 2015년 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