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함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 링크를 발견했다.

안그래도 최근 봉구비어와 봉쥬비어, 그리고 다른 유사 상점을 볼 때마다 ‘어쩜 저렇게 뻔뻔하게 남의 아이템을 베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게다가 뉴시스가 게재한 인터뷰였으니… 바로 기사를 클릭했다.

봉구 봉쥬

그런데 다 읽고 보니 링크된 글은 기사가 아니었다. 그냥 보도자료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해당 글을 게재한 곳은 뉴시스가 아니라 ‘뉴시스와이어’였다. 와이어(wire), 다시 말해 기업 보도자료나 홍보 자료를 전문적으로 전송해주는 곳이다.

며칠 전 읽은 슬로우뉴스의 ‘언론과 자본의 오랜 유착, 네이티브 광고는 떳떳할 수 있나‘가 떠올랐다. (이 문제에 관해선 내가 무어라 썰을 풀기보다 위 글을 소개하기로 대신하는 게 나을듯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본문 자체가 얼토당토 않고 기사답지 않았던 탓에 많은 사람들이 ‘낚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사라고 하기엔 쉼표 사용이 지나치게 많았고 어이없는 비문도 있었다. 아래 캡처된 화면처럼 말이다.

평소 글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정도 비문이라면 아주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평소 글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정도 비문이라면 아주 쉽게 눈에 들어올 것 같다.

 

심지어 변명 논리도 궁색했다.

Cap 2014-08-10 20-26-13-776

“늦게 시작한데다 상호도 비슷하니 ‘짝퉁'”이라는 지적을 반박하려거든 각 브랜드의 정확한 론칭 시기와 자사 내부에서 진행한 회의 기록 등을 증거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도 이 ‘인터뷰’에선 그 지적을 반박할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 자신이 표절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정황 근거로 제시한 것이 하나 있긴 하다. 요식업에 20년 넘게 종사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 업계에 몸담았던 세월 자체는 표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김윤식 명예교수의 업적과 오랜 연구 세월이 가라타니 고진 표절을 정당화하진 못했듯 말이다.(관련 서적 링크)

타사 상품과 콘셉트를 베끼는 것도 적잖이 당황스러운데, 이런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는 뻔뻔함은 당황스러운 수준을 넘어 놀라울 정도다.

스몰 비어와 거의 똑같은 양상에 접어든 빙수 프랜차이즈에 대한 트윗을 하나 첨부하면서 끝내겠다.